Focus 인물

나노분야의 우수한 성과를 내거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을 소개합니다.

에너지 손실을 활용하는 신개념 광소자 작동원리 고안(19.09)

페이지 정보

이름
송석호 교수
소속
한양대학교

본문

1970년 미국의 코닝사가 광섬유 개발에 성공하며 광통신 시대가 열렸다. 19799월 우리나라는 서울중앙전화국과 광화문 전화국 사이에 꿈의 케이블이라 불리는 광섬유케이블을 포설하며 IT 강국 코리아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20199, 한양대 물리학과 송석호 교수가 나노광학 기술을 통해 현재의 전자소자와 전자시스템이 갖는 처리속도 등의 한계를 뛰어 넘을 차세대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빛을 나노 단위로 집속시켜 전송하고, 계산하는 나노광학은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 각국의 연구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나노 단위로 빛을 국소화할 경우 전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극복하지 못해 실용화의 길은 요원해 보였다.

송석호 교수는 어딘가에서 막히면 그것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임무라고 말한다. 안 되면 다른 곳에서 또 새로운 방향을 찾으며 한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시도하며 막혀있던 광학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송석호 교수의 연구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나노스케일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광학소자를 개발하는 나노광학 기술은 최근 20여 년 동안 세계적 관심을 끌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20여 년 동안 나노광학 기술을 통해 소자의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찾아 노력해 왔습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선정 소식은 지금까지의 노력을 과학기술계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매우 기뻤습니다. 나노 광학은 굉장히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접근방법과 독창적인 해법을 찾아 노력하겠습니다.


연구자로서 나노광학 연구 한 길을 걸으며 나노광소자 설계 및 구현 기술을 개발해 오셨는데요. 나노광학 중에서도 에너지 손실량을 정보로 활용하는 열린 역학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나노광학소자는 차세대 ICT 및 컴퓨터 시스템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로 나노기술(NT)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나노광소자 분야가 직면한 과제는 소자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비례해서 증가하는 에너지 손실 극복이었습니다.
그런데, 물리적 한계까지 고려해도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면 역으로 이를 유용한 정보로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발상을 하게 됐습니다. 물리학에서는 어떠한 시스템의 총 에너지가 보존되며 닫혀있지 않고 손실 등으로 변화하는 상태를 열린-역학 시스템, 혹은 NH 시스템(non-Hermitian system) 이라고 부릅니다. 약 5년 전 NH 시스템 연구를 처음 시작했는데요. 당시는 세계적으로도 일부 극소수 연구자들이 기본 이론과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칩과 같은 형태로 집적화된 나노광소자화는 전혀 시도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NH 시스템 관련 이론 연구도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NH 광학계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는 상태라서, 국내 학술회의 등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교수님 연구의 기반이 된 열린 양자역학의 개념이 궁금합니다.

열린 양자역학은 닫힌 양자역학과 달리 운동상태의 총 에너지가 일정하게 보존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경우까지 다루는 학문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초에 2걸음씩 일정한 횟수(진동수)로 산책하고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닫힌-양자역학에서는 보폭(진폭)을 특정한 크기로 유지하는 운동만 다루었지만 열린-양자역학은 외부와 에너지를 주고받아 보폭도 임의로 변화시키는 경우까지 고려합니다.


나노광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주파수대역에서 작동하는 광다이오드 집적화 소자 개발에 성공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관련 성과도 소개해주세요.

최근 2~3년간 얻은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등에 여러 편의 논문으로 게재했습니다. 특히 2018년 10월에는 네이처 본지에 실리콘 공정으로 만든 NH 나노광학소자 제작 결과를 발표하였는데요. 에너지 손실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반도체 칩과 같은 형태로 실용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초로 검증받았습니다. 관련 연구성과로 올해 초에는 한국광학회로부터 새로운 광학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성도광과학상을 받았습니다.


열린 양자역학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고 발전시켜 ‘비-허미시안 나노 포토닉스’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셨는데요. 교수님의 연구결과들이 향후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변화를 이끌어 가게 될까요?

나노광학 기술은 현재의 전자소자와 전자시스템이 갖는 처리속도 등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차세대 이동통신, 국가기간망 사업, 우주개발 분야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크며 앞으로 연구개발해야 할 주제들도 아주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탐구하며, 물리적 특성에 기반을 둔 독창성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등 추후 공학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광학관련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산학협력, 국제협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죠.

나노광학은 빛의 파장보다도 매우 작은 나노미터(10억 분의 1 미터) 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수 나노미터 공정기술에 기반을 둔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제작과정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 회사와의 산학협력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실험 결과를 보장받을 수 있는 매우 경쟁력 있는 전략이었습니다. Nature 지 등에 게재된 최근의 연구결과들도 삼성전자 및 SK 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소자를 제조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불어 신기술 도입이나 소재 및 소자 도입을 위한 국제협력 시대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개발 방향이 올바른지 국제적인 시각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결과에 대해 보다 공신력 있는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세계적인 리더 그룹과의 국제 협력은 중요합니다.


1970년대 이후 광소자, 광통신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연구경쟁이 치열한데요. 국내외 연구소식 중 주목해야 할 이슈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연구하는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 시스템, 즉‘NH 광학계’외에도 최근 반도체나 초전도체 소자연구를 하는 분들이 많이 연구하는 주제 중 하나가 도체인 듯하지만 부도체인 위상부도체(topological insulator)입니다. 이 개념을 광학분야로 가져오고자 하는 광자-위상부도체 연구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대형 연구개발이 시작될 예정인데요. 광자-위상부도체는 양자컴퓨터를 위한 논리회로 소자로서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신호의 중첩상태가 얼마나 긴 시간, 그리고 긴 거리 동안 소자 내부에서 유지될 수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광자-위상부도체는 소자 내부의 미세한 결함이나 외부 잡음 등에 의한 영향이 거의 없이 양자 광신호 중첩상태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 연구와 더불어 대학원생과 학부생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실험실 운영 등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계신데요.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어딘가에서 막히면 그것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임무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에요. 안 되면 다른 곳에서 또 새로운 방향을 찾고요. 그렇게 한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시도해보는 것이죠. 안 될 것 같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생각하고 또 생각한 뒤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업데이트된 논문을 읽고 다시 또 생각하는 거죠. 결과적으로, 현재 기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내어 공학기술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개발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물리학을 공부하는 우리들의 사명임을 강조합니다.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성과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나노광학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연구는 열린 시스템인 NH 광학계와 위상-부도체 광학계를 융합하여 양자컴퓨터를 위한 논리회로 소자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물리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방법을 시도하여 독창적인 해법을 찾아가겠습니다.  


출처: https://sci.sedaily.com/Winner#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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